• 최종편집 2024-04-29(월)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중천건괘의 효사]

지배

9

머리가 없는 용들이 모여 있구나. 우월의식을 버리고 무아의 지혜를 발휘하라.

9

극점에 도달한 용 - 욕심을 버려라.

95

하늘을 나는 용 대 스승을 만나라.

94

연못을 벗어나 뛰어오르는 용 도전하고 모험하는 삶을 살아라.

민중

93

매일 자강불식하는 자세로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92

밭에 있는 용 부지런히 밭에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어라.

9

물에 잠긴 용 잠재력을 최대한 축적하라.

자강불식하는 자세로 쉼 없이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천(天)의 자리와 지(地)의 자리는 인생에서 무대에 해당한다. 내가 어찌 해 볼 수 없는 고정된 자리이다. 인(人)의 자리가 그 무대에서 보이는 나만의 역할이다. 그러면 먼저 지(地)의 자리를 보자. 초9와 92효사다. 이때는 자신을 성장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잠재력을 축적하고 가능성을 키워야 하는 시기다. 인의 자리(93과 94효사)는 우선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신체뿐 아니라 정신도 올바르게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세상에 한 번 내던져야 한다. 특히 93에서 94로 올라설 때는 항상 조심하고 주위를 살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천의 자리(상9)에 오르면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나폴레옹, 히틀러, 차우세스쿠, 후세인, 카다피 등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최고의 위치에서 대인을 못 만나서, 겸손하지 못하고 자만하기 때문에 처형당하거나 살해되었다. 용9효사에 이르면 노욕이 생기고 우월의식이 생긴다.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봉사하며 삶을 마무리해야 한다. 내가 아는 교장 중에 퇴임하고 나서 군내 버스 기사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 평소에도 존경하던 분인데 그 분이 그렇게 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한다. 
 
천(天)의 자리와 인(人)의 자리, 지(地)의 자리 중, 인의 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천이나 지의 자리는 우연의 원리가 지배한다. 인의 자리는 사람의 자리다. 그만큼 필연의 원리가 지배한다. 우리의 삶은 우연과 필연이 서로 교차하면서 만들어진다. 필연적인 것은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 우연은 신의 영역이다. 지의 자리와 천의 자리는 『연금술사』에서 말하는 ‘어짜피 그렇게 될 일’, ‘이미 씌어있다’는 의미로 쓰이는 ‘마크툽’이다. 그래서 인의 자리에서 인간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93과 94의 효의 자리가 인의 자리인 것이다. 민중과 지배 자리의 경계에 있다. 민중의 자리에서 지배의 자리로 올라 서려면 온 힘을 다해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반드시 도전해야만 할 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 인의 자리인 93에서 천의 자리인 94로 올라설 때인 것이다. 마치 엉금엉금 기던 아기가 처음으로 두 발로 서서 걷기 시작할 때처럼. 자신의 잠재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때이다. 대입시험을 치를 때, 취직할 때, 간부로 승진할 때 등등. 우리는 도전에 성공한 후에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 잘 알고 있다. 김연아, 손흥민, 임영웅 등은 자아의 신화에서 진정한 보물을 발견한 사람들이다. 
 
어제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싶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도전(모험)을 해야 한다. ‘서면 그저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고 하였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실천해야 한다. 지성인과 지식인은 다르다. 지식인은 머릿속으로 이해하는데 그치는 사람이고, 지성인은 이해한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그럼 도전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재능)를 계발해야 한다. ‘자강불식’해야 한다. 하늘의 끊임없는 운행을 본받아 자기가 현재 처한 위치에서 매일매일 쉬지 않고 재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리고 매일 반성하며 삶을 살아야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했다.”로 시작하는 윤동주의 「서시」에 나타난 시적 화자처럼. 세상 만물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조금씩 점차로 천천히 바뀐다. 왜 그런가.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끊임없이 인내해야 꿈을 달성할 수 있다. 산티아고도 마찬가지였다. 자연은 쉬지 않는다. 봄에 꽃이 피는 나무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라. 그러면 보인다. 벚꽃이 지려고 할 때 어느새 새끼 손톱만한 연녹색 새로운 잎새들이 가지에 피어나 있는 것을. 매일 매일의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중요한 것은 단순하고 사소하다.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 고도의 숙련을 만든다. 그러므로 자강불식해야 한다. 
 
중천건괘를 살펴 보았다. 그 반대괘는 중지곤괘다. 하늘의 반대는 땅이다. 다음에는 중지곤괘를 살펴 본다.
☯ 점을 쳐서 중천건괘가 나오면 최고로 좋은 괘다. 중천건괘는 양의 성질이 가득하다. 남성성이 가득한 운으로 남성의 기운이 최고조에 달해 남성은 만사형통이나,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남성은 권력이 커지고 명예도 얻는다. 일이 척척 풀려간다. 일들이 마음 먹은대로 척척 풀려가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도전이 필요하다. 매일 자강불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매사에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 여자의 경우 중천건괘가 나오면 매사에 주의하고 반성하며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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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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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하늘은 하느님이다(중천건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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