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교육연합신문=신아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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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끝자락인 필자는 한동안 mbti에 빠져있었다. 누가 봐도 에너지형일 것 같은 친구가 있는가 하면 소파나 침대에 합체되어 세상과는 담을 쌓은 듯하다가도 다정하게 다가오는 I형인 친구도 있는 반면 그 결과가 예상치 못하게 정반대로 나와서 반전을 주는 친구까지 혈액형으로 나누는 4분법 보다는 훨씬 성격과 기질에 대한 다층적 이해도를 높이는 재밌는 놀이처럼 자리한 mbti는 꽤나 흥미롭다. 

 

루돌프 클라우지우스의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오직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만 전환될 수 있다고 한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며 , 그것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할당하는 일이 우리가 우리의 삶을 대하는 태도이며 역할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가고 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 이타적인 사람도 있고 에너지를 몰아서 한 번에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씩 규칙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태어나며 모두 비슷한 레벨의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각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아주 흥미롭다. 슈퍼카, 펜트하우스, 명품의류 같이 한눈에 물질적 가치가 드러나는 상품에 과잉에너지를 쏟는 사람도 있고, 경험과 가치를 우선하는 탐험 여행 같은 곳에 경비를 아끼지 않는 사람도 있고, 종교에 심취하여 종교단체와 활동에 열의를 다하는 사람도 있다. 

 

그중 일부는 자신의 인간적이고 인문학적 에너지를 대중의 안녕과 사회적 대의명분과 이익을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또는 창의적인 노력과 결과물을 강구해내며  연구와 결과물에 몰두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기도 한다. 

 

분명, 성숙해짐을 거치며 여러 단계를 차례로 겪어내는 풍요로운 삶도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 위치에서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거나 편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며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에너지를 보이게 써야 하고, 재밌게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소비했던 필자는 고요히 에너지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왜 열심히 에너지를 쓰지 않는 거지? 라며 밋밋한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실수를 했었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내가 만나온 모든 사람들은 현재 그들의 삶에서 가장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늘 남을 평가하기를 주저해야 하고, 그 평가는 친절해야 한다는것. 그에 못지않게 나 자신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 

 

나의 Mbti는 ENFP다. 보통 사람들보다 에너지 레벨이 높은 편이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상처받는 긍정 에너지 부자 스타일이다.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시 사람들 틈에서만 에너지를 받아올 수 있는 아이러니한 존재다. 

 

공상에 빠지기도 하고 수도 없이 많은 관심사가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지만 지칠 때마저도 재밌게 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나는 길들여질 수 없는 독특한 무늬의 얼룩말 같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 형태를 관찰하다가도 결국 내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인생은 순수한 모험이며 이것을 빨리 깨닫는 사람들일수록 더 예술에 가까운 삶을 살고 발자취를 남긴다. 모든 사람의 삶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여정이며 에너지를 소비하는 형태들이 삶의 방식을 이룬다. 독자들이 자신만의 에너지 소비 패턴과 방향을 이해하고 더 풍요로운 삶의 여정이 되길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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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신은 당신의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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