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교육연합신문=전재학 기고]

일찍이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가 소위 ‘안나 카레니나 법칙’으로 행복의 조건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하는 문구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엇비슷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 삶의 패턴은 고전적이면서도 누구나 수긍하는 삶의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잘나가는 학생, 학교생활을 성실하고 즐겁게 보내는 학생은 나름대로 공통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에서는 3개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나름 성공의 길로 성큼성큼 다가가는 소위 잘나가는 학생의 경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목표가 뚜렷하다. 그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목표가 확고하다. 요즘 학생들이 선호하는 3D프린팅, 건축설계, 드론 및 항공기 조종, 인테리어디자인 분야 등등에 관심을 가지고 진로 목표가 분명하다. 이들은 성적의 등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해야 할 공부를 찾아서 자발적으로 학습하며 교과수업도 충실히 듣는다. 이들처럼 진로 목표가 확고한 학생들에게는 학교 차원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신설해 기회를 줌으로써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둘째, 회복 탄력성이 강하다. 이들은 문·이과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지필고사 및 수행평가 등에서 본인의 실수로 등수가 바뀌거나 점수가 떨어져도 차분하고 꾸준히, 묵묵하게 지속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슬럼프가 오거나 공부가 안되는 날이 있을 법도 한데, 이들은 외부의 충격에 대해 회복 탄력성이 매우 높은 학생으로 항상 진지하고 차분한 자세로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 주관이 분명하다. 이들은 학업 및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교사의 조언을 기꺼이 경청한다. 그렇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본인의 주관에 따르고 그에 따른 활동을 충실하게 그리고 성숙한 모습으로 진행해 나간다.

 

넷째, 우정이 강하다. 그들은 수업 교실이 바꼈다는 공지를 듣고는 친구가 다른 곳에 가 있어서 교실 변경에 대한 공지를 못 듣고 당황할까 봐 굳이 본인이 가서 알려주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다. 함께 하는 친구들에 대한 우정은 학교의 분위기에 따라 크게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본교는 다 같이 잘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Win-Win 하려는 점이 강하다.

 

다섯째,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하다. 이들은 학생부의 간부이건 아니건 본인의 위치에 더해,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잘 보여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학교 홍보에 앞장서고, 학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며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또래 학생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녔다. 이들이 학교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자랑스러워하는 문화가 본교의 잘나가는 학생들의 특징 중 하나라 하겠다.

 

요즘 일반고는 학생의 희망대로 학교 배정이 쉽지 않다. 1순위부터 25순위가 넘는 학교 중에 어느 학교로 배정이 될지 모른다. 본교는 원도심 지역에 위치해 50% 정도가 1순위자로 지명되고 나머지는 통학에 1시간이 걸리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지만 입학 후 걱정과는 달리 학교생활에서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동문의 후원과 개개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학교 문화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잘 적응하여 학교를 무사히 마친다.

 

재학 중에 학생들에게 마음껏 ‘존중의 옷’을 입혀주는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들이 있기에 그들은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치며 학교생활에 정진하고 소위 잘나가는 학생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이다. 성적만이 결코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의 우선순위가 아님을 본교의 잘나가는 학생들은 충실히 증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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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학생은 이유가 비슷하다 - 인천제물포고 전재학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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