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교육연합신문=김진희 논설위원]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설레는 발걸음으로 등교하는 아이들 머리 위로 위풍당당한 현수막이 눈에 띈다. 공기업 취업 00명, 금융권 취업 00명, 특급호텔 취업 00명... 일반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장면들이 해마다 펼쳐진다. 일찌감치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입학하여 3년간 열심히 전공과목 공부와 관련 실습을 통해 능력을 키우고, 그 결과 취업에 성공한 자랑스러운 이름들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소개서를 들고 노크를 하는 희망찬 목소리들로 취업지원 센터 내부가 시끌벅적하다.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정한, 그럼에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을 무기로 삼는 아이들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종이 한 장엔 다듬어지지 않은, 그러나 순수하기 그지없는 무한한 가능성들로 빛이 난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꿈과 노력이 녹아있는 수십 개의 취업 자료를 검토한다. 그 원석을 다듬어주고 본인의 적성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일. 오늘도 학교 안 취업지원센터는 여전히 바쁘다. 이곳은 특성화고 취업지원센터이다.

 

내가 만나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용기가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또래들의 삶보다 좀 더 앞선, 그래서 때로는 버티기 힘들 수 있는 시선과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는다. 알고 있다시피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한다는 것은 고학력자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꽤 용기 있는 선택이다.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염려, 청소년기에 꿈꾸는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를 접어두고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그들의 나이는 중3의 시기, 16세~17세 남짓이다.

 

누구나 어렵던 우리네 시절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선택의 여지없이 산업의 동력으로 키워졌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비교적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또 미래에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 다각도로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 진학과 취업의 갈림길에서 최종 진로를 선택하여 고교를 진학한다. 인생의 큰 선택 중 하나인 진학과 취업의 고민에서 후자를 선택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재학 중 희망 취업분야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기본역량을 갖추고 졸업과 함께 산업현장에 진출한다. 일정기간 실무경력을 쌓은 후, 해당 직무에 요구되는 지적 요구와 자기계발의 필요 등에 의해 추후 진학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필자의 직업은 진로와 인성 교육 전문가이며, 취업컨설턴트로서 현재 특성화고 취업지원센터의 취업지원관이다. 그동안 현직 강사와 취업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 대상들, 예를 들어, 특성화고 학생들,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취업준비생, 경력단절 여성들, 인생의 이모작을 설계하는 50대 이상의 신중년 취업 예비자, 자활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전국의 지역자활센터 사업단 등과 함께 취업을 위해 갖춰야 할 소양과 역량을 키우는 데 동행하여 왔다. 긴 호흡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길에서 누구나 자신의 뜻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걷는 나의 직업, 보람을 넘어 기쁨으로 소통하는 이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꽃소식에 앞서 미세먼지가 온 하늘을 뒤덮으며 시작한 2019년 봄은 취업률이 뉴스의 정점에 있다. 우리의 취업에 대한 도전은 성공으로 언제나 '맑음' 상태가 될 수 있도록 현장의 생생한 취업 이야기와 취업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를 교육연합신문의 지면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여러분,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 김진희 논설위원

◈ 교육N플러스 대표

◈ 특성화고 취업지원관

◈ 인천광역시차세대여성지도자연합회 고문

◈ 前인천광역시 시민행복정책자문단 교육위원

◈ 前인천광역시차세대여성지도자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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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쌤의 희망램프] “여러분,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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