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교육연합신문=조정길 교장 기고]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타성에 빠지게 되고, 게을러집니다. 1년의 잘못된 경험을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새 우스워집니다. 우스운 교사와 우수한 교사의 차이는 타성과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타성으로부터의 경계와 우직한 실천이 우스움과 우수함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스스로를 준엄하게 돌아보고 그 성찰의 바탕 위에서 우직한 실천이 이어지면 우수한 교사가 됩니다.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닙니다. 1년의 경험을 열 번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 쌓이면서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사에게 수업은 존재 이유고 교권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쏟아지는 공문과 각종 업무·행사, 갈수록 심해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기적 요구, 외부 통제식 교원평가제도, 교실을 종속시키는 입시 등이 교사들의 열정과 수업권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수업의 주체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교육전문가라고 말하기에는 교사의 감정 노동의 강도는 더해만 갑니다.
 
생각하면
변화된 것들은 슬픈 빛깔입니다.
첨단 기자재가 교실에 들어오고,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교실 속 교사의 모습은 왠지 지쳐 보입니다. 4차 혁명을 이야기하며 교실 안의 세상이 항상 그 모양 그대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입니다. 세상 밖의 눈빛이 험한 눈빛으로 변해 갈수록 교사의 교실 속 ‘아이사랑’은 제 빛깔을 잃어갑니다.
 
‘배움 중심의 수업!’
‘수업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야...’
우리의 수업에 비고츠키가 살아났습니다.
나는 우리의 수업이 구호나 외침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의(私意)로움을 공의(公義)로움으로 내세우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묵묵히
오랜 기간 말없이
좋은 수업의 실현을 위해, 행복한 학교생활을 실천해 오신
이름 없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의 높은 자존감과 행복지수가 높은 교사로
스스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순수한 교육 실천가의 행복한 수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은 알고 있습니다.
어제도
지금 이 순간도,
내일도
실천가들의 순수함만이 우리 수업을 조금씩 변화시킬 것입니다.
 
상정의 나무가 겨울을 이야기할 무렵,
2017년 한 해 동안, 학년군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수업 설계 협의를 하고, 1차 수업자가 수업을 실현하고, 1차 수업 후 협의회를 열고, 협의회 결과를 반영한 교수-학습 지도안을 작성해서 2차 수업자가 수업을 실현하고, 다시금 협의를 마치는 일련의 솔직한 과정을 책으로 엮은 <우스운 교사, 우수한 교사>를 읽으며 잠시 학교 현장에서의 교실 수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억의 모서리에 남아있는 교실 수업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도덕적 존경이 수반된 수업을 위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업”을 전개하려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교육의 진정한 주체가 되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복한 수업”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좋아집니다.
 
2017년!
교실 풍경이 따뜻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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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인천상정초 조정길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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