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교육연합신문=송인영 학생명예기자]  나는 열여덟 해를 살아오면서 세상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끔직한 일들이 인간들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허영심과 겉치레의 상징인 모피 코트를 위해 살아 있는 새끼 바다표범의 가죽을 벗기고, 아마존에 살고 있는 세렝게이루를 무참하게 짓밟아 가면서까지 숲을 개간하고, 또 자신의 뜻을 비폭력으로 일관되게 전달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죽이는 끔찍한 일들···.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세계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반면에, 부당한 억압과 폭력에 맞대응하지도 않고 굴복하지도 않는다는 신념 아래, 위험에 처한 동물을 구하거나 파헤쳐질 상태에 놓인 숲을 온전하게 보호하고, 억울하게 침해당한 인권을 되찾기 위해 ‘비폭력 직접 행동’에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들의 숭고한 저항은 위대한 것이어서 지금까지 지구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인류의 힘인지도 모른다.

 

비폭력주의라고 하면 우선 마하트마 간디를 잊을 수 없다. 그러나 비폭력주의의 근원은 인도 종교의 한 부류인 자이나교(敎)의 중심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불살생(不殺生)과 무해(無害), 즉 모든 생물을 살해하지 말며, 또 남이 살해하고 있는 것을 용인하지도 않는다는 게 그 요지이다.

 

이 사상에 깊이 심취한 간디는 더욱이 레프 톨스토이나 헨리 소로 등의 영향을 받고 영국 식민 정치에 대해 비폭력 저항 투쟁을 전개하여 식민지 인도의 독립 및 민족의식의 핵심으로 삼았다.

 

머지않은 과거의 역사 속에서 비폭력을 내세워 투쟁한 사람은 비단 간디만이 아니다. 미국 흑인 운동의 지도자 마틴 루터 킹도 간디로부터 크게 공명을 받아 비폭력 시민 불복종운동을 조직하여 세계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사회는 고정된 것이 아닌 움직이는 것이다. 움직이는 사회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고, 부정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가변적인 성향을 가진 사회의 여러 문제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성숙한 시민 의식일 것이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행동하는 양심과 더불어 비폭력 직접 행동으로 나타나면 아무리 어려운 사회 문제, 국가 문제, 인류 문제라 할지라도 쉽사리 풀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다면 뭐가 어렵겠는가.

 

익히 알다시피 1980년대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화를 비롯한 큰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 냈다. 이제는 그 흐름이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져 바르게 정착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급격하게 움직이는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멋진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지구를 위협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그런 일들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양심’이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으로 나와 있다. 그것은 실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양심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하등 쓸모없는 가치일 뿐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다. 양심이 진정한 양심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직 바른 행위로 드러날 때가 아니겠는가.

그때야 비로소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이다.

 

광주 문정여고  송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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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명예기자 마당] 세상을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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