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교육연합신문=문석주 기자]

 

나는 어린 시절 ‘슈퍼맨’을 동경 했었다.

 

남다른 초능력으로 지구를 지키는 수호자이면서도 데일리 플래닛이라는 신문사에 취직해 기자로서 이중생활을 하는 그.

 

자신의 펜으로 또는 자신의 기사 한 줄로도 세상을 구할 수 있음을 그는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을까.


얼마전 트위터의 인사말을 바꿨다. “교육연합신문 문석주 기자입니다.”

 

교육전문지라는 타이틀이 갖는 무게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학생 개개인의 미래가 내 기사하나로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왕이면 밝은 소식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은 바람이다.


그러나 취재기자로서 일선에서 접하는 뉴스가 항상 밝을 수만은 없다.


학교시험문제가 유출됐는가 하면 고교 학생부 성적이 조작되고 강남에선 1인당 천만원을 호가하는 불법과외가 성행한다는 등의 제보를 접하노라면 내 안의 슈퍼맨이 꿈틀거린다.

 

어린시절 동경하던 그 처럼 공중전화부스에서 안경이라도 벗어야 할까.


그러나 뚫어져라 자료를 쏘아봐도 내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될 리 없다. 그렇게 내가 낙심해 있을 때 선배 기자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레이저가 아니라 ‘냉철한 시각’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안타깝게도 세상에 슈퍼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을 떠나서 세상은 언제나 영웅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다.

 

민선교육감이 첫 출범했고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새로운 제도를 계속해서 쏟아내는 가운데 어쩌면 우리 교육계는 보다 현실적인 영웅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분별한 질책보다 칭찬을, 지적보다 건의를,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말을 해 주는 그런 영웅.


본지의 슬로건 “교육의 미래, 우리가 있다!”를 되새겨 본다. 어른이 되고 기자가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슈퍼맨을 동경하지 않는다.


새로운 영웅의 패러다임이 도래한 걸까. 나는 교육계의 클라크 켄트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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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교육계의 ‘클라크 켄트’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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