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위클리피플= 오미경 기자]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 고 이재욱 군(17)이 인성영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 학교) 학생으로 편입해서 영혼으로나마 못 다한 꿈을 펼치게 됐다.

 

벤자민학교는 지난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국학원에서 고 이재욱 군의 명예편입학식을 열고 이군을 28번째 학생으로 인정하는 입학 허가서를 이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48)에게 수여했다.

 

벤자민학교 학생 전원 27명과 교사 등이 참석한 이날 편입학식은 이군이 생전에 활동한 영상을 상영하고 재학생 대표의 환영사 낭독 그리고 이군의 어머니 홍 씨의 답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나옥 교장은 축사를 통해“비록 재욱 군과 우리가 함께 입학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우리는 세상을 밝히는 인성영재로서 함께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더 좋은 세상,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한 세상, 홍익인간이 사는 세상을 그렸던 재욱 군의 꿈은 우리의 꿈과 맞닿아있다. 그 꿈, 그 마음을 우리에게 맡겨준 것이니 절대 잊지 말고 우리가 그 꿈을 잘 펼쳐나가 보자”고 강조했다.

이어 재욱 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한 뒤 벤자민학교 학생을 대표해 이태수 군과 조민영 양이 재욱 군에게 전하는 환영사를 낭독했다. “정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내가 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세상을 밝혀내겠다”고 전하자 재욱 군의 어머니인 홍 씨의 눈가도 촉촉이 젖어들었다.

 

아이들의 환영사 낭독에 이어 단상에 오른 홍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발 양심을 회복해 달라고, 인간성을 되찾아 달라고 우리 재욱이가 여러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곧 우리 재욱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꿈과 희망이 우리 재욱이, 그리고 세월호에 있던 친구들의 꿈과 희망”이라고 말했다.

 

홍 씨는 “여러분이 희망이라 믿는다. 반드시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여러분이 밝은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재욱이의 꿈을 함께 이뤄주리라 믿는다. 여러분을 정말 마음 깊이 사랑한다”고 했다. 홍 씨의 이야기에 많은 아이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재욱군의 벤자민학교 편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어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 재욱 군의 어머니 홍 씨를 포옹하며 함께 눈물도 흘리고 또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재욱 군을 환영했다. 홍 씨는 “오늘 하루 27명의 아들딸들이 생겨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홍 씨는 전달받은 위로성금을 벤자민학교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벤자민학교 김상훈 군은 “처음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는 ‘안 됐다, 불쌍하다’하며 슬퍼했는데, 오늘 재욱이의 어머니를 이렇게 뵙고 나니까 정말 고맙고 또 미안했다. 그만큼 더 성장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성은 양은 “어머니의 말씀이 꼭 가족과 같이 느껴져서 많이 슬펐다. 세월호 아이들의 꿈을 내가 이뤄야겠다. 꼭 세상에 빛과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지난 3월 4일 설립식과 입학식을 한 뒤 1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27명의 신입생에 이날 명예 편입학식으로 28명의 학생이 재학하게 된 벤자민학교는 기존 교육시스템 속 학생들에게 행해진 주입식 교육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인성영재’를 목표로 자기 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나가는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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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인성영재학교, 세월호 희생 故 이재욱 군 명예편입학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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