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교장 명선목)의 교사이자 사진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상봉 작가가 첫번째 개인전 '잠상(潛像)'전을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가졌다.


이상봉 작가는 지난 12년간 장애를 가진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꿈과 희망을 자신의 사진 한장에 담아내고자 3년간 꾸준히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전시회에 선보인 59개의 작품에는 작가가 학생 개개인마다 느꼈던 이미지들을 짧은 글귀로 적어 넣어 장애를 가진 제자들을 바라보던 교사로서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더불어 모델이 된 제자들이 스스로 새겨 넣은 서툰 이름 또한 시선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이 작가는 학생들에게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도록 가르치면서 "스스로의 이름을 밝히며 세상에 나아가라"는 뜻을 담았다고 말한다.


음료를 권하는 윤장민 학생의 모습을 담은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 박카스는 안마다 -

 

한 아이와 나는 이야기한다.

 

한 아이에게 물었다.


'네가 가지고 있는 꿈이 무엇이지?


또 당장 하고 싶은 것, 소망하는 것은?'

 

한 아이는 말한다.


'안마를 해서 돈을 벌고 결혼해서 잘 살고 싶어요.'


사회와 함께 사는 방법을 한 아이는 안마라는 직업을 통하여 말하고 있다.

 

'네가 가지고 있는 그 꿈을 물건으로 표현하자면 무엇이 좋뺑�?'


'박카스는 어때요? 피로회복을 시켜주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그래, 맞다!'


'박카스는 안마다.'

 


이 작가는 윤장민 학생을 '파란 하늘'에 비유하면서 "작품을 진행하는 동안 제자들이 졸업해 대학생이 되거나 취업 전선에 나가기도 했다"며 "제자들 모두 소박하고 한없이 순수했다"고 말한다.


작품도록을 통해 "작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갖고 있는 깨끗하고, 밝고,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내면의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고 이제사 여기에 내 놓는다"고 밝힌 작가의 순수한 전시 의도만큼이나 스승과 제자는 닮았음을 알 수 있다.


교사로서의 따뜻한 시선과 사진작가로서의 담담한 연출이 돋보이는 이번 사진전은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공간 루'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인다.

 

  ▲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를 위해 곁에서 사진을 설명하며 손으로 짚어 주고 있는 친구들. 그러나 사진

설명하는 친구들 역시 저시력장애를 가진 학생들로 서로 돕고 의지하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하게 만든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제자들의 순수함 세상에 보이고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