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주간인물 위클리피플=이선진 기자, 하여라 기자]

 

 ‘뚝심의 사나이’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이 들려주는
  대구 동구 발전에 관한 ‘진짜 이야기’
 이재만 대구광역시 동구청장 | 행정학 박사


대구 동구가 심상치 않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공약 이행 최우수(SA등급) 자치단체>로 선정되었고, 청렴한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는 <다산목민대상 (행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 발전이 눈에 띈다. 그 중심에는 민선 4기·5기를 연임하며 ‘경상도 사나이’의 뚝심과 배포로 8년 간 대구 동구를 이끌고 있는 이재만 구청장이 있다. 인터뷰 내내 낮은 톤으로 조용하게 대화를 주도했지만, 35만 구민을 이끌며 더욱 단단해진 경상도 사나이의 진면모를 보는 시간이었다. 지난 8년간 대구 동구의 발전을 이끈 이 청장을 통해 대구 동구 발전 동력 포인트를 짚어 봤다.
_취재 전준호, 이선진 기자 / 글 하여라 기자

 


포인트 하나_ 정확한 문제 인식

2006년 민선4기로 대구 동구청장에 선출된 이재만 청장은 동구의 발전을 배척하는 5가지, ‘오척(五斥)’을 없애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때 대구 동구는 부도심지 역할을 하며 많이 발전된 지역이었다. 30~40년 후에는 동구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건물들은 낡고, 영화만 보려고 해도 차타고 30~40분을 가야했다. 좋은 정주여건을 만드는 것이 청장으로서 해야 할 첫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구 동구에 산다고 하면  ‘야~인마(이 사람) 좋은데 사네!’ 이런 말을 주민들이 들을 수 있게 동구의 가치를 끌어 올리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동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다섯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 청장이 꼽은 대구 동구의 발전을 배척하는 ‘오척(五斥)’은 K-2비행장, 대구기상대, 수협대구공판장, 안심연료단지, 상수원 보호구역 완화라고 생각했다.
“동구는 새로운 투자보다도 우선 장애물만 치워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청장은 민선 4기, 5기 재임기간 내내 대구 동구의 ‘오척’을 없애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로 기상대는 이 달 8월 말 이전을 완료하고, 수협대구공판장은 부지매입을 곧 마치고 설계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음발생과 건축물 고도제한으로 대구 동구 발전에 제약을 주었던 K-2비행장 역시 관련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이전이 확실시 되었다. 이 청장은 안심연료단지 이전도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관광과 의료건강 산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며, 주민들의 재산권 피해도 초래한 상수원 보호구역도 축소 완화됨으로써 동구청의 핵심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경상도 사나이의 뚝심을 무기로 묵묵히 장기 프로젝트를 완료한 이 청장은 “그간 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며 지난 과정들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사람처럼 지방자치단체도 꿈이 있어야 한다”는 이 청장. 발전된 동구를 위해 그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포인트 둘_ 역발상

이재만 청장이 구청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던 2006년. 그의 첫 업무는 대구 <아양교> 위에 설치된 ‘보도교 철거사업’이었다. 보도교는 경사가 심해 장애인과 노약자들 통행에 많은 불편을 주었다. 2004년 보도교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설개선 권고’를 받기도 하였다. 철거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아서 이 청장의 취임 숙제로 내려왔다. 철거사업은 일반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 청장은 역발상으로 제한 입찰을 제안했다. “2007년 초에 고철 값이 굉장히 비쌌다. 고철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왜 굳이 돈을 주면서 철거를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 적어도 무료로 철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구청에서 오히려 철거 비용을 받겠다고 제한입찰을 단행했다. 우리 구는 철거 비용 대신에 385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행정가 전에 사업을 했던 이 청장의 수완이 빛을 발하던 순간이었다. 신임 구청장의 새로운 발상에 대구 동구청 직원들도 놀랐다. ‘보도교 철거사업’은 이 청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구청의 결속력을 다지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그의 역발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로 이동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간편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문전수거로 바꾸고, 가정마다 토큰을 넣어 사용하는 쓰레기통을 나눠줬다. 쓰레기통은 4ℓ(140원), 20ℓ(700원), 120ℓ(4200원) 3가지 사이즈로 이루어져 있다. 시행 초기 식당들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건조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부피를 최대한 줄여, 처리 비용이 예전보다 감소하였다. 게다가 대구 동구청이 음식물 쓰레기통을 직접 개발하였기에 쓰레기통을 판매할 때마다 특허권 로열티 5%를 받을 수 있어 구청 살림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동구의 음식물 처리 방식은 다른 지방단체들도 배워간다.

 

포인트 셋_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민선 5기 직무를 시작하면서 ‘채움’ 과 ‘나눔’ 두 개의 축으로 66개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 청장은 이 공약들을 통해 대구 동구를 ‘평생학습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이제는 교육의 시대가 아니라 학습의 시대다. 본인이 관심만 있으면 어떤 지식이든지 인터넷으로 공부할 수 있다. 평생학습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지방자치 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 돼야 한다.” 이 청장은 구체적으로 평생학습도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동마다 평생학습관을 만들고, 120명의 평생학습지도사까지 양성하여 주민들의 평생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64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한글지도를, 아이들에게는 방과 후 한문교실과 예절교실 등을 지도하고 있다. 학습관을 가장 반기는 건 역시 주민들이다. 문화 시설이 부족했던 동구에서 평생학습관은 주민들에게 단비와도 같다. 이 청장은 평생학습을 위해서는 학습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기초 교육 인프라구축에 많은 공(功)을 들였다. 공립 어린이집 9개 건립, 과학고 유치, 1동 1작은 도서관 건립 추진이 그것이다. “보육과 교육여건이 좋아지니 유일하게 대구 지역 내에서 인구가 늘었다. 주민들의 구정 관심을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 낼 수 있는 요소가 교육이다. 과학고 유치전 같은 경우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주민들이 과학고 유치 위원회까지 만들어 열심히 뛰어 준 덕분에 성공했다. 동구의 가치도 한 단계 끌어 올린 계기가 되었다.” 이 청장은 더 나아가 평생학습도시 앞에 ‘명품’ 타이틀을 달고자 한다. 국내 최고의 학습도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명품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명품은 원래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나.” ‘명품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이 청장의 포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포인트 넷_온고지신의 저력

이재만 동구청장의 구정활동을 돌아보면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 운동>이 떠오른다. 이 청장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새로운 것만을 찾기 보다는 재활용 관점에서 구정활동을 먼저 고민한다. 이 청장의 구정활동에 방점을 찍는 ‘아양철교 명소화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아양철교는 폐철교로 기능을 잃은 채, 동구의 흉물로 전락했다. 아양철교가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이 청장은 아양철교 리모델링을 대구시와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이 청장은 아양철교는 흉물이 아닌 대한민국 근대화 역사를 소중히 간직한 ‘산업문화유산’이라고 생각했다. 오래된 창고와 정육점을 개조해서 만든 뉴욕의 <첼시 갤러리>, 컨테이너 하치장에 꽃잎 모양의 철제 건물을 입혀 스페인 발바오의 명소가 된 <구겐하임미술관> 등에서 아양철교의 발전 가능성을 엿봤다. 여러 사례를 통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힘을 발견한 이 청장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양철교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국토해양부는 안전을 우려하여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아 이 청장이 7번이나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이 청장의 끈질긴 태도에 결국 부산국토지방청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청장은 아양철교의 안전성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 국내 최고의 시각디자인 전문가 서울대 백명진 교수를 영입하여 ‘아양철교 명소화 사업’ 퍼즐을 맞춰갔다. 아양철교의 새로운 모습은 올 9월에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동구청은 폐가를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동구내의 폐가들을 전수 조사하여 등급을 매겨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거나, 집을 고쳐 취약계층에게 무상으로 임대 해준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폐가는 동네 무료 주차장으로 만들어 도심의 버려진 땅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리더와 주민이 하고자 의지만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시대는 기업도 사회공헌을 많이 하려고 하고, 봉사 단체도 많다. 리더가 창조적으로 고민한다면, 기업과 주민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여 많은 아이디어들을 실현시킬 수 있다. 창조 경제가 시대적 화두다. 창조 경제는 멀리 있지 않다. 무엇이든지 재활용하여 새롭게 창조 해내는 것이라고 본다. 대구 동구가 추진하는 아양철교 명소화 사업, 폐가 재활용 등이 다 창조경제의 선상에 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포부가 아주 크다. “한정된 시간, 재원, 인력 안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이 많다. 행정은 공공문제 이기에 절차상의 과정도 중요하고 공정성도 늘 챙겨야 한다. 그래서 행정이라는 게 참 어렵다.” 이 청장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현재 공약이행률 91%를 남은 임기 1년 안에 95%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 청장의 목표가 불가능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이미 많은 난관을 뚫고 목표를 달성 해 온 그가 아닌가.  

 

 


◈Profile
[학력]
달성고등학교 졸업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박사)
[주요경력]
現)대구광역시 동구청장(재선)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전국 혁신도시협의회 회장
재단법인 동구 교육발전장학회 이사장
96 ~´ 07 영진전문대학 디지털경영계열 겸임교수
저서 : 인터넷 비즈니스(형설출판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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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신지식인] ‘뚝심의 사나이’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이 들려주는 대구 동구 발전에 관한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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