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AI 기술의 발전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AI 안경은 시선이 머무는 곳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순식간에 정답과 해설을 사용자에게 제시한다. 초소형 렌즈와 고성능 인공지능의 결합은 기존 시험 시스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제 단순히 아는 것을 찾아내고 OMR 카드에 낙점하는 방식의 객관식 평가는 기술적으로 그 수명을 다했다고 보아야 한다.
기술을 규제하고 시험장 반입을 막는 방식의 임시방편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아무리 철저히 감독하더라도 일상 속에 녹아든 첨단 기기들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의 통제가 아니라 평가 방식의 대전환에 있다. 정형화된 정답 중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 시험은 AI 안경을 쓴 학습자에게 아무런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제 교육계는 주관식·서술형 평가로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주관식 평가는 지식을 단순 암기했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의 논리로 재구성하는지를 측정한다. 아무리 뛰어난 AI 안경이라도 개인의 독창적인 시각과 논리적 전개 과정까지 완벽히 대신해 써 내려갈 수는 없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고민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과정 자체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 방식의 변화는 교육 방식의 변화로 이어진다. 객관식 시험에 맞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AI 안경의 등장은 교육계에 커다란 위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진정한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더 늦기 전에 주관식 평가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와 채점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