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공정성과 투명성이 최우선으로 담보되어야 하는 공적 절차다. 특히 국가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지도자를 선임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국민적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수중핀수영협회의 이번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과정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스스로 허물었다. 심사를 맡은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각각 감독과 코치에 지원했고, 심사 과정에도 참여한 뒤 최종 선임됐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셀프 심사’ 구조다.
이해관계자는 심사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공공 영역의 최소 기준이다. 이는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공정성을 지탱하는 마지막 방어선이다. 그 선이 무너진 순간,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논란이 커지자 협회는 선발을 무효화하고 재공모에 나섰다. 그러나 그 사이 발생한 행정 혼선과 시간 손실은 오롯이 선수단의 부담으로 돌아갔다. 대회를 앞둔 국가대표에게 지도자 공백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경기력에 직결되는 심각한 변수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해충돌 관리 실패, 독립성 없는 심사 구조, 불투명한 기준, 그리고 사전 검증 부재까지.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
더욱이 여성 선수 비중이 상당한 대표팀에서 여성 지도자가 단 한 명도 선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시대 흐름과도 어긋난다. 적합 판정을 받은 후보가 있음에도 관례를 이유로 배제됐다면, 이는 공정성 이전에 구조적 문제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선발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존중받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제도 개선이다. 이해충돌 방지 장치의 실질적 작동,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 심사 구조, 그리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국가대표는 특정인의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자리다. 그 자리가 ‘누가 뽑았는지’가 아니라 ‘왜 뽑혔는지’로 설명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신뢰는 회복된다.
이번 논란이 또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체육계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