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제의 목요칼럼] 재미있게 살려면 새로움이 필요하다

"삶이 지루하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를 권한다. 주저하지 말자."

입력 : 2023.11.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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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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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즐거운가. 은퇴자의 80%가 TV 시청으로 산다고 한다. 사는 것이 즐겁다고 느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일시적 쾌락은 바닷물 소금과 같아서 갈증을 더할 뿐이다. 진정한 즐거움은 보람, 재미, 성장, 성취감을 동반하는 지속적 감정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즐겁게 살려면 우선 사는 것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새로운 것이 재미를 준다. 여행이나 배움도 새로운 것과 마주하는 것이다. 새로움에서 얻는 즐거움이 성취감까지 이어지면 행복하다. 예술교육은 새로움과 성취감을 준다.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다고 한다. 학교는 공동체가 함께하는 예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에서 앤디는 ‘피가로의 결혼’ 3막에 나오는 아리아를 죄수들에게 틀어준다. 공간은 교도소 마당이지만 음악은 그곳을 마법처럼 아름다운 감동의 장소로 만들었다. 
 
편리한 가전제품은 단조로움을 준다. 전기밥솥 버튼만 누르면 밥이 자동으로 된다. 실패가 없다. 타지도 않고 질지도 않다. 평균적 맛은 있어도 멋은 없다. 이야기도 없다. 밥을 태우거나 질게 하거나 되게 하거나 해야 이야깃거리가 있다. 예술 행위를 인공지능이 입력한 대로 하면 멋은 없다. 프로그래밍이 된 피아노는 자동 연주가 되지만 그런 연주를 돈 내고 보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연주자들의 연주는 손으로 당기고 밀고 입으로 불고 손가락으로 튕기고 여닫는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음색은 다르다. 그 다른 것을 느끼러 연주회장에 간다. 같은 것은 새롭지 않고 새롭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바이올린이나 기타는 안에 공간이 있어서 울려서 소리를 낸다. 사람의 가슴에도 여백이 있어야 울림이 있다. 가슴이나 머리에 실용성이나 지식으로 가득 차 있다면 울릴 여백은 없다. 여유 공간이 넓을수록 넓고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바라보면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도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넓은 여유가 필요하다. 
 
세상은 저대로 흘러간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즐겁지 않은 것을 선택한 것은 자신이다. 자신의 보폭으로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자신에게 오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주변의 꽃과 나무도 보면서 즐겁게 살아야 한다.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앞면이 나오는 대로 감사하고 동전의 뒷면이 나오면 그 뒷면에도 감사하며 살고 싶다. 왜냐하면 앞면에는 앞면의 새로운 시간이 있고 뒷면에는 뒷면의 새로운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매시간 새로운 동전들이 던져지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과 만남이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경험은 항상 즐거운 여행이다. 새로움을 즐기면 재미는 저절로 온다. 삶이 지루하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를 권한다. 주저하지 말자. 여행, 음식 만들기, 전자책 쓰기, 산책, 등산, 이벤트, 영화, 악기, 동호회로 일상에 변주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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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편집국 기자 news@eduyonh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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