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공도 둥글다!…남자단식 이변 속출한 평창 아시아선수권 탁구대회

입력 : 2023.09.08 15:03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교육연합신문=박근형 기자]

기량 차가 랠리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탁구는 웬만해서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종목으로 통한다. 하지만 탁구공도 둥글다. 모두의 예상을 깨는 뜻밖의 결과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며,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더 큰 화제가 된다. 


강원특별자치도 평창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3 ITTF-ATTU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연이어 ‘이변’이 발생했다. 단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팬들이 예상했던 결과가 반복됐지만, 개인전이 시작되면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강자들이 예정보다 일찍 일정을 접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9월 7일 저녁 치러진 남자단식 64강전이 대표적이다. 저녁 8시 경기에서 일본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랭킹 4위)가 세계랭킹도 없는 이란 선수 노루지 아프신에게 1대 3(4-11, 11-7, 4-11, 9-11)으로 패했다. 


이어서 9시에 시작된 또 다른 경기에서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한 명이었던 중국의 왕추친(세계랭킹 2위)이 일본의 타나카 유타(세계랭킹 73위)에게 2대 3(11-6, 12-14, 11-3, 5-11, 7-11)으로 역전패했다.


일본 남자탁구의 부흥을 이끌어온 하리모토 토모카즈는 이란의 왼손 공격수 노루지 아프신의 변칙 플레이에 말려 특유의 근성을 발휘해볼 틈도 없이 무너졌다. 노루지 아프신은 최근 국제무대에는 거의 나오지 않아 랭킹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무명’이지만, 1985년 생으로 38세라는 나이가 보여주듯이 선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노장이다. 하리모토의 스피드에 휩쓸리지 않고, 경기 내내 분위기를 주도하더니 끝내 승리를 가져갔다.

탁구이변.jpg

노루지 아프신

 

같은 테이블에서 이어진 경기에서는 일본의 ‘비주전’ 타나카 유타가 일을 냈다. 파괴력 있는 공격을 퍼부으며 이번 대회 2번 시드 왕추친을 당황시켰다. 좋을 때의 하리모토를 연상시키는 파이팅도 돋보였다. 3게임까지 왕추친이 앞섰던 경기는 4게임에서 추격에 성공한 타나카 유타 쪽으로 기울더니, 결국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타나카 유타는 이번 대회 일본대표팀 중에서도 랭킹이 가장 낮은 선수다. 앞선 경기에서 에이스가 무너진 일본은 이어진 경기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멤버가 승리하면서 울다 웃었다.

타나카 유타.jpg

타나카 유타

 

반면 중국의 왕추친은 경기 후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전 종목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같은 날 앞서 치러진 혼합복식 4강전에서도 두 조가 모두 승리하고 자기들끼리의 결승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강한 중국은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균열도 극도로 경계한다. 차세대 에이스로 집중 관리해온 왕추친의 패배는 최상의 흐름을 유지해온 이번 대회 중국대표팀에게 작지 않은 상처가 됐다.


사실 이변 없는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할 수 없다. 뻔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선수들은 끊임없이 단련한다. 누군가에게는 아픔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기쁨이지만 이변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팬들을 열광하게 한다.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이번 대회 개인전도 시작부터 뻔하지 않은 결과가 이어지면서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게 됐다.


한편 같은 시간에 이어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64강전에서는 장우진, 임종훈(한국거래소), 안재현(한국거래소), 오준성(미래에셋증권)이 승리하고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만 패했다. 박강현은 중국의 ‘리빙 레전드’ 마롱을 만나 또 하나의 ‘이변’을 꿈꿨지만 아쉽게 졌다. 오상은 미래에셋증원 감독의 아들 오준성은 아빠가 벤치를 지키는 현장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 데뷔전을 치렀다.(사진제공=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박근형 기자 pkh@eduyonhap.com
© 교육연합신문 & www.eduyonhap.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라이프 많이 본 기사

  1. 1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4 씨네페미니즘학교’ 개강
  2. 2제79회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 제천서 개최
  3. 3제66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별선수권대회 개최
  4. 4제6회 기장바다마라톤 대회서 하윤수 부산교육감 10km 마라톤 완주!
  5. 5노원문화재단, AI 시대 문화예술교육 전시 ‘스캐폴딩 Scaffolding’ 개최
  6. 6제49회협회장기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 홍대부고 우승!
  7. 7배우 공승연·이희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 맡는다
  8. 8"어흥~! 돈의문골목시장 펀 마켓에 어린이 백호 행차하신다!"
  9. 9'프랑스 최초'-'러시아 최후' 낭만주의자와의 조우…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10. 10제35대 대한체조협회 회장에 (주)포스코이앤씨 전중선 대표이사 선출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탁구공도 둥글다!…남자단식 이변 속출한 평창 아시아선수권 탁구대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