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교육연합신문=신아숙 칼럼] 

신아숙.jpg

어떤 상황에서도 잘 지치지 않고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태도가 있다. 이런 태도를 배우고 삶에 적용시켜본다면 나의 일상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유연하고 때로는 즉흥적인 삶의 태도는 인생을 다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태도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스라엘 놀이터에는 어떤 규칙도 없다. 아이들이 놀이기구에 어떻게 올라가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든 올라오든 상관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원래 정해진 방법과 전혀 상관없이 놀이기구를 이용해도 부모들은 그저 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활동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이스라엘 문화가 가진 두 특징을 잘 보여준다. 

 

바로 자유로운 분위기와 발라간 balagan이다. 아이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이미 안전하게 설계된 놀이터를 믿고 주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여 즐겁게 놀려는 아이를 존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발라간은 러시아에서 유래한 단어로 이스라엘에서는 지저분함, 즉 미리 정해진 질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리 정해놓은 질서가 없다고 하여 무질서의 상태는 아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사람들은 물론 사회체제까지 즉흥적이다. 놀랍게도 이스라엘 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발라간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 모두가 발라간의 태도로 삶을 살아간다. 무질서는 혼란을 초래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스라엘의 발라간은 유연성을 발휘해 주변 상황을 수용하도록 돕는다. 놀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엄격한 규칙을 따르기보다 발라간의 태도로 열린 마음을 유지하면 변화를 수용할 여유가 생긴다. 

 

즉 발라간은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는 의외의 상황에 대응하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유도한다. 표현의 자유가 커지면 어린아이의 감정, 욕구, 바람을 제한하는 뚜렷한 경계가 사라진다. 

 

놀이터에서 조차 경직되어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러쓰운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규칙과 속박이 저 아이의 삶에 순간순간 얼마나 오래도록 길 묶어둔 걸까 싶으면서 참 재미없었겠다 싶어서 생기는 안쓰러움일 것이다. 계속 그렇게 자라난다면 경직된 채 주변을 늘 경계를 서며 살피고 방어기제로 스스로 생성한 무수한 규칙과 선을 만들고 그 안에 고립되어 버리는 삶의 길이 계속될 것이다. 

 

막상 모호한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도망치거나 단절하거나 퇴행하는 결정을 하고 만다. 늘 유연한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내 삶을 유연하게 이끌어 가고 편안한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대응하게 해 준다. 모호함에 느끼는 불안이 줄면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 의외의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지혜인 '발라간' 정신을 우리의 삶에 직접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전체댓글 0

  • 7252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칼럼] 불안한 인생이 편해지는 한가지 확실한 방법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