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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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개병주의 원칙에 따라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징병제 대신 지원병 제도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6·25전쟁 당시에 모병을 알리는 글을 보고 출전한 청년들이 많았다. 


인류 역사는 전쟁 역사라고도 할 수 있어.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과 더 많이 가지고 싶은 욕망, 그리고 이 욕망을 막아내려는 의지가 충돌하면서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은 군인을 필요로 했지. 


군인을 모집하는 방법에 모병제와 징병제가 있는데 ‘모집할 모(募)’의 모병제(募兵制)는 군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만 모집하여 군대를 유지하는 제도야. 징병제(徵兵制)는 ‘부를 징(徵)’ ‘군사 병(兵)’으로 불러서 군사를 만든다는 의미이고. 일정 연령에 도달한 국민에게 병역 의무를 지우고 강제로 군복무를 하게 하는 제도인 것이지. 징병제(徵兵制)와 같은 말에 국민개병제(國民皆兵制)가 있는데 ‘모두 개(皆)’로 국민 모두가 병사가 되게 한다는 의미야.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분단국가인 우리는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모병제로 전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 


군 입대자에게는 영장이 전달되는데 영장은 징집영장의 준말이야. 징집(徵集)은 ‘부를 징(徵)’ ‘모을 집(集)’으로 장정을 불러서 모은다는 의미지. 그리고 영장(令狀)은 ‘명령할 영(令)’ ‘문서 장(狀)’으로 명령하는 문서라는 의미야. 그렇기 때문에 징집영장은 군대에 갈 적령자를 불러 모이게 하는 명령서인 것이지. 


한자 공부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분석하고 이해하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 모병제의 ‘모’를 모집할 모(募)라 하였는데 이 ‘모(募)’를 가지고 설명해 볼께. 기본 글자는 ‘없을 막(莫)’이야. 여기에 ‘힘 력(力)’이 더해진 ‘募’는 ‘모을 모’이고, ‘마음 심(心)’이 더해진 ‘慕’는 ‘그리워할 모’이며, ‘태양 일(日)’이 더해지면 ‘暮’는 ‘저물 모’야. ‘손 수(扌)’가 들어 간 ‘摸’는 ‘찾을 모’고, ‘나무 목(木)’이 더해진 ‘模’는 ‘본뜰 모’이며, ‘말씀 언(言)’이 들어간 ‘謨’는 ‘꾀할 모’야, ‘수건 건(巾)’이 들어간 ‘幕’은 장막 막(幕)이고, ‘몸 육(⺼)’이 들어간 ‘膜’은 ‘꺼풀 막’이야. 한글도 과학적인 글자이지만 한자 역시 과학적인 글자이기 때문에 억지로 외우려 하지 말고 글자를 분석하여 이해하는 것이 먼저야. 이해한 다음에 암기하게 되면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는 거야.  


군 복무를 마치면 전역(轉役)을 하게 되는데 전역(轉役)은 ‘구를 전(轉)’ ‘역할 역(役)’으로 역할이 굴러 바뀌었다는 의미야. 현역(現役)에서 예비역(豫備役)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인 것이지. 제대(除隊)라고도 하는데 ‘제외할 제(除)’ ‘군대 대(隊)’로 군대에서 제외되었다는 의미야. ‘현역’ ‘예비역’에서의 ‘역(役)’은 ‘일을 시키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여기서는 ‘병사’라는 의미로 쓰였어. 현역(現役)은 현재 복무 중인 병사라는 의미고 예비역(豫備役)은 ‘미리 예(豫)’ ‘준비할 비(備)’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하여 미리 준비시켜 놓은 병사라는 의미인 것이지. 


‘만기 전역’ ‘만기 제대’라 하는데 만기(滿期)는 ‘꽉 찰 만(滿)’ ‘기간 기(期)’로 기간이 꽉 채워졌다는 의미야. ‘군필자 우대’ ‘미필자는 응시할 수 없음’이라는 이야기도 듣게 되는데 ‘필’은 ‘마칠 필(畢)’이야. 군인의 역할을 마친 사람이라 해서 군필자(軍畢者)이고, 마치지 못한 사람이라 해서 미필자(未畢者)인 것이지. 


입대하면 훈련병(訓練兵)이고 훈련이 끝나면 작대기 하나의 계급이 주어지는 것 알지? 작대기 하나는 일병일까 이병일까? 하나이니까 일병 같지만 이병이야. 두 개이면 일병이고. 이해가 안 된다고? 이병은 이등 병사, 즉 이등병(二等兵)의 줄임말이거든. 일병은 일등 병사, 일등병(一等兵)의 줄임말이고. 상병(上兵)은 위에 있는 병사라는 의미고, 병장(兵長)은 병사들 중에서 대장이라는 의미야.

    

별 하나의 계급은 소장일까? 소위 계급이 다이아몬드 하나이고 소령 계급이 무궁화 잎 하나이니까 소장도 별 하나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아니야. 두 개가 소장(少將)이고, 세 개가 중장(中將)이며, 네 개면 대장(大將)이야. 하나는 뭐냐고? 준장(准將)이야. ‘준할 준(准)’인데 어떤 명사 앞에 붙어서 그 명사에 비길만한 자격을 가졌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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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권승호

◇ 전주 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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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징병제(徵兵制)와 모병제(募兵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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