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교육연합신문=현명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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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자살률은 20년 가까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살률을 국가에서 관리하기 위해 2004년 제1차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한 이후에 제2차와 제 3차 5개년 계획이 수립되었고, 현재 제3차 5개년 계획의 실시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자살자 수는 년 13795명으로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하였다. 비록 2020년 자살자 수가 13195명으로 감소하였으나 그 수치는 2015년의 자살자 수 정도의 비율로서 실상 자살예방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100대 과제에 자살예방이 차지하고 있으면서 자살자 수를 일일 17명으로 낮추겠다고 하였으나 여전히 30명대 중반의 우리 국민이 매일 자살을 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의 부재는 크게 보아 이를 전 정부적 차원에서 인구감소라는 측면으로 접근하지 못하였음과 의료모델에만 의존하여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으로 우울증 치료 및 감소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우울증은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 요인이나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접근하여야 하는데 단순히 질병을 치료한다는 측면에서 보게 되니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의 다양한 민간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입니다. 종교계가 대표적인 자원이라 볼 수 있다.

 

종교계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의 하나로서 사람들을 모으고 서로 의존하고 협력하면서 부둥켜 안고 가는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자살은 조이너(Joiner) 박사의 대인관계 심리학적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는데, 그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유를 대인관계에서의 소외감과 타인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노인 자살의 경우 특히 이러한 이론의 적용 가능성이 높아서 노인이 되면서 주류사회에서 소외되기 시작하고 가족이 핵가족을 넘어 단독세대가 증가하는 사회적 흐름의 영향을 받아 더더욱 의존하던 가족에서의 소외감을 느낄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더구나 노인이 되면서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되고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이것이 자식에게 부담만 주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뿐 아니라 사회 저명인상나 혹은 40-50대 자살의 증가 역시 실직을 하거나 사회적으로 쓰임 받는 존재로서 위치를 상실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삶을 의존하거나 자랑스럽지 못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죽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죽고 싶은 생각이 있어도 일부 사람만이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렇게 시도하는 사람은 대개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어려서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거나 이후 학교 등에서 따돌림이나 폭력 경험에 노출되었거나 군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면서 폭력으로 인한 고통에 둔감해지게 된다. 이러한 둔감화는 결국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실행하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특히 종교는 시민의 소외감을 줄여주고 종교기관을 통한 상호 부조와 구제 등의 노력을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동원할 수 있게 하며, 평화와 사랑, 자비, 홍익인간과  같은 종교적인 명제를 통해 폭력 추방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자살은 국가의 흥망이 달린 주요한 문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접근 방법도 의료적인 것뿐 아니라 종교와 학교, 그리고 스포츠와 경제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의 자살예방대책은 의료적 접근에서 벗어나서 모든 자원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인구정책으로 접근하여야 하며, 특히 종교는 이때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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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살예방과 종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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