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전준우입니다..jpg

최근 중요한 행사를 가졌다. 각종 기업의 회장들이 모이고, 굵직굵직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반면에 행사 진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지 않고 불편하기만 했다. 행사 내내 틀에 박힌 듯한 사람들의 일처리 방식, 형식적이면서 진실되지 못한 서로간의 인사, 격식에 치중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계속 입이 삐쭉 나와있었고, 혹시나 일이 틀어지는 게 없는지 연신 눈을 이리저리 돌리면서도 불평스러운 마음을 지우지 못했다. 왜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가, 하는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었다. 행사에 참석한 분들은 나름대로 배운 분들이었고, 삶 속에서 다양한 경험치를 가진 분들이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지 그들은 나의 말과 행동을 볼 것이고, 그것은 곧 나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평가할 때 상당히 정확한 잣대를 갖고 저울질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잘하는 게 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탁월한 능력도 있다. 그리고 그런 능력치들을 통해 다양한 기회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나도 부족한 게 있다. 잘하는 것보다 부족함이 더 많은 사람이다. 그 부족함을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어떤 자리에서든지 사람을 잃게 되기 마련이다. 내가 잘하는 일을 잘해낸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내가 잘해낼 수 있는 자리에서도 잘하지 못하고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아서 발생되는 결과들이었다. 

 

혼자 잘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말이다. 지금보다 젊은 20대 시절, 뭐든지 하면 될 것 같다고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제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 싶던 24살 무렵이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그런 시기였다. 

 

그 시기에 우연한 계기로, 나는 내가 언제든지 틀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뒤로 내 삶은 상당히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뮤지컬 배우로, 사업가로, 회사원으로, 작가로, 강사로, 컨설턴트로, 소설가로. 그 모든 과정 속에는 마음껏 실패할 기회, 마음껏 나의 부족함을 발견할 기회가 있었다. 물론 당시엔 기회로 보여지지 않았고, 쓰라린 상처가 되었을 따름이다. 

 

학창시절엔 많은 실패를 경험해보는 것만큼 훌륭한 기회가 없다. 늦잠을 자는 것도 기회고, 원하던 대학에서 낙방하는 것도 좋은 기회다. 실패라는 거름이 얼마나 훌륭한 능력치가 되는지 살면서 터늑하게 되자, 실패는 놀라우리만치 아름다운 거름으로, 추억으로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득, 내일은 오늘보다 더 실패해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전체댓글 0

  • 4253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