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지난 5월 26일(일) 오후, 창동에서는 신선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노란 미션지 하나씩을 들고, 핫스팟을 찾아다니며 책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영화 엽서를 촬영하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서로 마주하며 영상을 찍기도 했다. 아이들이 원도심인 창동에서 무슨 일을 벌인 것일까?

 

진전중학교(교장 정경희) 1318 책벌레 리더스 독서 동아리(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지원) 학생들은 작년부터 활발하게 독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좀더 나아가 평소에 잘 가보지 못한 예술 영화관에서 예술 영화를 관람하고, 독립서점에서 북 토크를 가져보기로 하고 야심차게 계획을 세웠다.

 

여러 영화 목록 중에서 아이들은 <고양이 여행 리포트>라는 영화를 선택했고, 영화의 원작 소설을 구해서 다 함께 읽기 시작했다. 소설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서로 예측해보기도 하고, 영화의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영화의 흐름과 가사의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책과 영화를 함께 연결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는데, 진전중학교 1318 책벌레 리더스들은 여기에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단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모둠 미션과 개인 미션을 함께 진행하면서 서로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함께 하는 책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기로 했다.

 

모둠 미션은 랜덤으로 각각 다른 미션을 수행하면서 창동예술촌의 곳곳을 누빌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리고 비밀 미션은 ‘숨은 고양이와 집사 커플을 찾아라!’는 주제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으로 구성하였다. 진짜 고양이와 집사 커플이 숨어 있고, 여기에 가짜 고양이와 집사 커플이 다른 친구들의 추리를 방해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태 솔로 고양이는 스파이처럼 진짜 커플로 추정되는 사이를 방해함과 동시에 아웃시킬 수 있는 스티커 두 장을 품고 기회를 엿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독서 동아리 아이들은 저마다 소설과 영화 속 등장인물을 하나씩 나누어 역할을 맡고, 미션 과정에 빠져들어 숨어 있는 집사 사토루와 고양이 나나를 추리하며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션이 완료된 이후에는 독립서점으로 이동하여 책방 탐방을 비롯한 북 토크 시간을 이어갔다. 북 토크에서는 ‘삶과 죽음의 사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큰 주제로 ‘만약 길에서 사고를 당한 고양이를 만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고양이는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동물인가?, 길고양이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필요한가?, 살아가면서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관계는 무엇인가?, 내 삶에서 나와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는가?, 삶의 마지막 순간,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등의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생명과 관계에 대한 아이들의 열린 생각들이 오고가는 창동 한복판의 북 카페는 열기가 뜨거웠다.

 

진전중학교 1318 책벌레 리더스 독서 동아리 학생은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책과 영화를 연결해서 보는 작업을 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와 원작소설을 함께 읽으며 그 미묘한 차이와 다름을 느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활동한 동아리원 학생은 “여행이라고 하면 보통 멀리 떠나는 것을 연상하게 마련인데, 친구들과 함께 한 하루가 삶을 새롭고 낯설게 바라보는 여행처럼 느껴져서 행복했다.”며 웃었다.

 

진전중학교 1318 책벌레 리더스 독서 동아리에서는 앞으로 학교 주변 노인요양병원에서 책을 읽어드리는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며, 6월에는 인문학 콘서트를 개최하여 학생들의 책에 대한 관심을 점차 더욱 깊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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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전중, 1318 책벌레 리더스 독서 동아리,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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