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교육연합신문=임오숙 기고]

세대 간의 갈등(葛藤)은 물론 집단 간의 갈등, 상하(上下) 상호간(相互間)의 갈등으로 인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意思疏通의 不在’가 아닐까? 의사소통은 곧 언어로 이루어지는데 말을 잘못하면 오히려 화(禍)만 키우게 되듯이 세상의 어지러움은 言語로부터 나온다. 윗사람이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떠나가게 되고, 아랫사람의 언어가 신중하지 못하면 자신을 해치게 된다.

 

사람들이 만나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말 즉, 언어이다. 그러므로 말은 사람을 사귀는 처음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저 사람은 버릇이 없어.” 그래서 “저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하지 않겠다.”는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말이 禮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 사람의 모든 것은 언어로써 표출된다. 그래서 언어는 곧 예인 것이다.

 

또, 이치를 깨달아서 다른 사람과 和合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언어이다. ‘言從作乂’라는 말처럼 ‘말은 따름이요. 그래서 다스림을 이룬다는 것이다.’ 즉,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따를 수 있는 말을 해야 하고,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말이 이치에 맞는가에 따라 반응해주며 잘 따라주는 것이 언종작예(言從作乂)의 예일 것이다. 
  
말은 입에서 한 번 나오면 다시 담을 수 없다. 사람이 사는 동안 작은 일, 큰 일을 불문하고 아름다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양심과 인격을 나타내기 때문에 사람의 영혼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며 날카로운 칼날보다 더 아프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 들어 우리 사회가 점점 막말로 오염되고 있다. 인터넷 댓글에서나 발견되던 공격적인 말투가 어느새 일상에 자리하더니 급기야는 지상파 방송까지 점령하고 있다. 악의적인 막말이 확산된다는 것은 곧 사회 전체의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본래‘관(棺)’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던 우리 사회였다는데…….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무엇을 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말이란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을 통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준까지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말 속에 그 사람의 철학이 들어 있고,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생각, 가치관을 찾아내는 것이 知言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지혜를 갖추도록 본인이 끊임없이 갈고 닦는 것이 공부이다. 그래서 자신이 스스로 하며 선생님으로부터는 방향만을 배워서 일일신우일신하는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말을 함께 나누기도 싫다고 하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아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깊고 넓게 工夫하고 배워야 한다.

 

이처럼 공부라는 것은 체득을 통하여 스스로에게 무엇이 보탬이 되는지를 깨달아 자신을 가득 채워서 행동으로 보이면서 서서히 주변을 敎化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글자가 益(익)이라 하고, 그러한 그릇도 못되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하는 것은 교만하다 하여 溢(교만할 일)이라고 한다.

 

세상은 항상 주고받는 관계이다. 하늘이 아무리 많은 것을 내려주어도 받는 땅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처럼 아무리 훌륭한 선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우는 학생이 없으면 소용이 없는 것과 같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책이 있더라도 독자가 없다면 의미가 없고, 한자 교육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인식하더라도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 또한 의미가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상하, 동료, 부모와 자식 등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을 가르치는 일을 우리가 하고, 또 학교에서 해야 한다.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을 원하기도 하지만 進退之節(진퇴지절)의 禮를 보는 것이다. 나아가고 물러날 때 말하는 법과 행동을 본다는 것이다. 말에는 행동이 따르게 마련인데 速成교육은 입으로만 하는 지식교육이다. 그래서 모두 다 행동이 아닌 입으로만 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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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言從作乂' - 화순도곡초 임오숙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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