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조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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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 10. 17. 사은정보존회(회장: 정환담, 강진군 강진읍 춘전리 993-2)에서 한시와 현대시 그리고 동시의 ‘어울림 한마당’이 열렸다. 매년 전국적으로 명성 있는 100 여명의 참여 하에 울려 퍼지는 자작시 낭송은 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흥과 감동을 불러일으켜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는 ‘멋진 전통의 부활’ 속으로 잠기게 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듯이 우리의 정서도 그렇습니다.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의 한 줄기입니다. 오래된 정서를 소중하게 이어가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심화한다고 합니다. 오래되고 진정성이 무르녹아 있는 시적인 정한을 물려받으면서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판의 감동 드라마가 6회째 조그마한 소도시 강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1988년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노벨 수상자들이 모여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인물과 사상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만장일치로 ‘孔子’가 시대를 이끌어 갈 위대한 사상가로는 선정되고, 시대상의 덕목으로 ‘선비사상’이 추천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선비는 자신을 조상과 후손을 잇는 불가결의 존재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또한 선비는 ‘근본에 보답하고 시원으로 돌아간다.’는 보본반시(報本反始)의 공동체 사상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孝 사상’을 모태적으로 갖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孝 사상은 ‘공동체 형성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마음을  절절하게 하는 사은정 주인(김득환)이 한글로 풀이한 漢詩 한편을 소개합니다.
 
계지선술(繼志善述)/省悟 金得煥

  松楸春夏綠長常 봄여름 선영에는 녹음이 늘 자라는데
  北斗思恩筆那章 하늘같은 은혜 어이 필설로 빛내리오.
  朝夕墓邊嘆不孝 아침저녁 묘 옆에서 불효를 탄식하고
  昨今亭下悼雙亡 작금에는 정자 아래서 쌍친 애도하네.
  肯堂肯構羨眞士 가업을 이어서 참된 선비 선망했고
  舊業靑氈憧序庠 오래 내려오는 가업으로 학교를 왕래했네.
  有志未行善述懈 마음뿐 게을러 선대의 뜻 이행치 못하고
  秋風落淚慕親場 가을바람에 사무친 곳에서 눈물짓노라.
 
이처럼 한 편의 시는 ‘사람의 길’을 온몸으로 느끼게 합니다. 지난 6년간 사은정보존회 주최의 ‘시문학회’는 해가 거듭할수록 선비문화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전통문화를 계승시키며 현대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소중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계속 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화두는 ‘사람이 먼저’여야 합니다. 사은정보존회의 ‘시문학 한마당’은 청소년들에게는 ‘인성교육 현장’으로, 장년층에게는 ‘효행문화의 사회화의 장’으로 거듭나서 ‘시문학’의 존재 가치를 고양하고 행사의 내실화를 기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때입니다.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면 지자체의 참여와 후원입니다.
 
매년 200여명이 추위에 맞서며 땅바닥에 앉아서 행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은정’이 명실상부한 ‘충효교육의 장’으로 역할을 제고할 수 있도록 물적 토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행사는 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당위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도교육청과 지자체는 이러한 시대정신을 깨닫고 투자 최우선 순위에 ‘시문학’ 사업을 두어야 합니다. 나라가 건강하려면 국민이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한 국민은 건강한 문화가 바탕입니다. 건강한 문화는 진실을 본성으로 하는 ‘시문학’의 생활화에서 출발합니다. 이제 강진에서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문화국가’의 초석이 다져지기를 ‘이구동성’으로 간절히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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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정(思恩亭)보존회, 孝․敬社會 구현을 위한 詩文學 한마당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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