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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문학의 성격과 인문교육
[교육연합신문=편집국] 정체성이 혼미한 <인문학>의 성격을 탐구 인문학을 공부하려면 읽어야 할 입문서이자 필독서 요즘은 ‘인문학’이라는 말만 갖다 대면 어떤 내용이든 인문학이 될 수 있는 인문학 홍수 시대이다. 그러면서도 <인문학>은 여전히 그 의미가 불분명하고 인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에 대한 사람들 간의 의견 또한 분분하다. 필자는 세계 속에 삶을 사는 인간의 ‘자아와 세계의 관련성’에서 아래서 인문학을 세 가지 유형(고전적 인문학, 르네상스 인문학, 현대적 인문학)으로 구분하고, 인문학의 이론적 배경과 성격을 탐색한다. <인문교육>과 <학교>, 본래의 위상을 밝힘 인문교육은 ‘교과와 교사’ 중심의 교육.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는 다르다. 인문교육은 학습자의 표현과 개발을 중시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과는 구별되며, 학습자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는 <구성주의 교육>과도 다르다. 인문교육은 <교사와 교과 중심의 교육>이며 <교과 교육을 통한 마음의 형성과 계발의 교육>이다. 인문교육에서, 교과와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는, <문화유산과 문명의 전수자>이고 <인생의 스승>으로서, 학습자 중심 교육에서 요구하는 <학습 도우미, 학습 촉진자, 공동 학습자>가 아니다. 인문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꿈과 적성을 <찾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교과 중심의 철저한 지식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꿈과 적성과 진로를 <가르치려는> 것이다. <학교>는 학습자의 눈앞에서 시시각각 전개되는 세계와 즉각적인 관심사에서 떨어져 나와 인류의 문화유산과 위대한 정신을 대면할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된’ 장소이고, <학창 시절>은 직업과 경제 활동으로부터 ‘유예’된 기간으로 교과와 지식을 학습하는 시기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인문교육의 필요성 <교사와 교과 중심>의 ‘인문교육’은 특히 <중학교>에서 집중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중학교 과정은, 초등학교에서 ‘경험 중심’의 <통합교과>로 배운 학생들이, 이제 처음으로 <분과형 교과와 지식>을 배우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는 <교사>의 주도 아래 본격적으로 ‘개념과 교과 지식’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인문교육은 학습자 마다의 <개별화되고 다양한 마음, 사적인 마음>을 <교과의 개념과 논리 체계와 사고방식을 갖춘 교과의 마음으로, 객관적인 공적인 마음으로> 새롭게 형성하고 도야(陶冶)하는 교육입니다. 중학교 시기에서 ‘인문교육’을 놓치면, 평생을 ‘교육받은 사람, 혹은 문명인(?)’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인문교육은 <학습자 중심 교육>, <배움 중심 교육>과는 구별되며, <학습자의 개별적인 표현과 개발을 중시하며 학습자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는 구성주의 교육>과도 다릅니다. 인문교육은 <교사와 교과 중심의 교육>이며 <교과 교육을 통한 형성과 계발의 교육>입니다. 인문교육에서 교과와 지식을 먼저 갖고서 학생들에게 이를 전수하는 교사는, <문명의 전수자>이고 <인생의 스승>으로서, 학습자 중심에서 요구하는 <학습 도우미, 학습 촉진자, 공동 학습자>가 아닙니다. 자유학년제가 최초 시행되고 본격화된 아일랜드[*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교 4년으로 운영]의 경우는, 학생들은 중학교 3년 동안 철저하게[학생들이 힘겨워할 정도로] ‘교과와 교사 중심’의 인문교육을 받습니다. 그런 후에 <고교 1년> 동안 자유학년제로 운영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줍니다. <고교 1년간의 자유학년>이 끝나고 고교 2학년이 되면 남은 3년간의 공부를 위해 전학과 전과를 허용합니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교과 교육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학생들이 진정 <자신에 맞는 적성과 진로>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의 교과 중심의 <인문교육>은, 요즘 우리 학생들처럼, 처음부터 잘 나가고 유망성이 있는 의사와 연구원, 운동선수와 연예인을 꿈꾸는 것을 지양하고, 학생 자신이 <좋아하는 교과와 잘하는 과목>에 따라 진로와 꿈을 갖게 하려는 것입니다. 인문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덮어놓고 꿈과 적성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3년 동안 열심히 교과 교육을 배운 결과, 학생 자신에게 진정으로 적합한 꿈과 적성을 <갖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실정에는, <자유학기제>를 의미 있게 운영하려면, 중학교 1, 2학년 때보다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또한 우리 선생님들은 철저한 <교과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꿈과 적성과 진로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前 인천중등수석교사회장, 現 한국외대 겸임교수 나일수) ▣ 저자 나일수 ◇ 공주사범대학 교육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석·박사 졸업(교육학박사) ◇ 인천에서 36년간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근무 ◇ 前 인천중등수석교사회장,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강사 ◇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 ▣ 펴낸곳 해드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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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④ 한국 다문화 사회와 이민청 설립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2022년 11월 법무부는 "인구감소와 불법체류 근절 등 출입국·이민관리체계 현안을 해결하고 관련 컨트롤타워 신설을 모색하겠다"며 이민청 설립 추진단을 발족했고, 최근 1년여 만에 '출입국·이민관리체계 개선추진단(추진단)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폐지' 훈령을 공고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민청 설립 추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청 설립은 더 미룰 수 없는 중요 과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8일 발표한 '2022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226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시 인구의 14%가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된 경기도 안산시는 지난 14일 이민청 유치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다만 이민청 설립과 함께 외국인 유입이 점차 늘어날 경우 불법체류자 또는 외국인 범죄자들로부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당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민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다. 엄정히 체류를 관리해서 많이 받아들인 만큼 많이 돌려보낼 것"이라고 강조하며 "(저임금) 노동이나 (다문화) 가족 문제로 간다면 10년 뒤에는 인종과 빈부격차가 결합한 심각한 차별이 생길 텐데 이런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 대한민국에는 지금까지 이 역할을 하는 부처가 없는데 이제 24시간 동안 이 문제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당면 과제인 이민청 신설은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며,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이후부터 장기적인 계획 수립으로 이민청 신설을 단계별로 추진해야 할 당위성에 우리 한국 사회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려는 불편한 진실로 인하여 그 실천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유추할 수 있지만, 국내 다문화 사회의 주요 구성원은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 이주여성들이다. 이민청 신설로 그들의 각종 사회적 문제와 어려움 등이 점차적으로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한편, 그 과정이 절대 순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저임금과 차별 대우, 그리고 불법 체류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사회적 근본 원인을 알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한국인 고용주들과의 원만한 협의와 다문화 인식 제고를 통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외국인 근로자 가정을 방문한 일이 있는데, 어린 자녀 2명을 데리고 3년 전에 한국으로 건너와 부부가 함께 새벽부터 밤늦도록 일을 하고 오면, 처음에는 아이들을 맡길 곳을 몰라, 근처 같은 국적의 지인인, 외국인 근로자 가정 할머니에게 맡기고 일을 다녔다고 한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아이들은 어린이집의 누리 과정에 보낼 수도 없고, 할머니와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다가 인근 교회의 도움으로 첫째 아이만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얼마 가지 않아 '부적응'의 이유로 그마저 그만두고, 다시 집에서 동생과 하루 종일 보낸다고 한다. 더구나 작년에 남편이 근무하던 공장에서 계속 임금이 체불되어 지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체류 기간이 만료되어 본의 아니게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여 외국인등록증이 없다고 한다. 불법 체류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에서 죄를 지은 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용어상에서 편견을 인식시킨다며 얼마 전부터 용어를 '미등록 외국인'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최근에는 서서히 '불법 체류자'보다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조금씩 사용되고는 있지만 아직 공식화 및 일반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국내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그 체류 목적에 따라 외국인 등록증이 발급되는데 이것이 곧 확실한 신분 보장인 동시에, 국내에서 여러 가지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체류 신분에 따라 수급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3년여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국내 기업, 제조업체들의 경영난 악화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국내 다문화 사회 구성원의 한 축인 결혼이주여성들 또한 그 사회적 현실이 아직도 평탄하지만은 않다. 지난 11월 18일 한국다문화공동체에서 여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 후원을 위한 겨울 김장담그기 행사를 실시하였다. 이 김장김치를 다문화 가정으로 직접 배송해 주었는데, 평소 잘 알고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가정을 방문했더니, 아들 3형제만 좁은 방 안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일반 한국인 가정이라면, 따뜻한 날씨의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야외 나들이라도 하겠지만, 이 가정은 베트남 어머니 혼자 3형제를 책임지며 일요일까지 공장에 일하러 나가야 하는 현실이라, 자녀 교육은 그야말로 먼 세상의 그림일 뿐이다. 첫째 아들은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고, 이후 이혼하여 공장에서 만난 같은 베트남 남자와의 동거로 둘째와 셋째를 낳았는데, 베트남 남자가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라 두 아이는 한국인 첫째 아들이 세대주가 되어 동거인으로 올려져 있다. 다행히 이 베트남 어머니는 한국인과 결혼을 하였기에 '외국인 등록증'을 소지하고 있어,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일을 할 수 있고, 동거인 베트남 남자와 결혼 신고를 하여 '미등록 외국인' 신분에서 합법적인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게 해 주었다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베트남 남편이 다른 베트남 여자를 만나 이혼을 요구하며 집을 나갔다고 한다. 이러한 가혹한 현실 속에서 결국 아들 3형제는 오롯이 어머니의 몫으로 남겨져, 좁은 방에서 4식구가 나름대로 힘들지만 열심히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본인은 여성으로서의 고달픔과 교사로서의 한계를 체감하곤 한다. 어디 이 가정뿐이랴! 국내 수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오늘의 삶이 실로 그다지 평탄한 인생길은 아니며, 그 사례 또한 수백 수천 가지가 있다. '소.확.행'이라 했던가! 국내에 들어온 수많은 결혼이주여성들 가운데, 물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며 아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 또한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 주위에 조금만 돌아보면, 그렇지 못한 가정의 결혼이주여성들 또한 많이 있다는 현실 또한 부인할 수는 없다.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취업과 자녀 교육, 그 두 가지가 완벽한 인생의 목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국내 곳곳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아직도 많은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면서, 그들의 능력을 우리 사회에 접목시켜 일자리 창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 기관과 자녀 교육 또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어머니 나라의 모국어와 한국어를 이중 언어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초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회적 과제를 향후 신설되는 이민청에서 어떻게 풀어 나갈 수 있을지 걱정과 안도의 마음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한민국에는 지금까지 이 역할을 하는 부처가 없는데 이제 24시간 동안 이 문제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뜨거운 박수와 기대를 보낸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 前한국다문화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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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③ 한국 다문화 교육의 현주소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오늘날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문화가족의 정의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호, 제3호에 따른 결혼이민자(F6비자)의 가정과 ‘국적법’ 제3조와 제4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의 가정을 말한다. 다문화 가정은 그 구성원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어지는 데, 일반적으로 일컫는 다문화가족이란,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가정을 말한다. 물론, 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가정 또한 다문화가족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나, 한국에서 그들을 다문화가족으로 부르기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데, 예를 들면, 독일인 출신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는, 한국인과 결혼 후 한국인으로 귀화를 하여 이름도 ‘이참’으로 개명하고 방송인, MC등 다양한 사회 활동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이명박 정부시절 한국관광공사 사장까지 역임하는 등 외국인으로 최고의 공직까지 올라 간 인물인데, 그들을 ‘다문화가족’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또한, 미국인 출신인 로버트 할리 또한 한국인과 귀화하여 이름까지 ‘하일’로 개명하며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는데, 그 역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문화가족’으로 부르지는 않는다. 통계적으로 볼 때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의 숫자가 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나, 모두 큰 의미에서는 ‘다문화가족’에 속한다. 이들을 통틀어 ‘다문화가족’이란 용어보다 ‘국제결혼가족’이란 용어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다문화가족에서 부모의 국적에 따라 그 인식의 차이가 엄청나게 다름을 우리는 사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큰 오류를 발견 할 수 있다. 바로 다름 아닌, ‘차별’이란 보이지 않는 벽이 ‘다문화가족’ 용어에서 이미 묻어나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의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다문화가족에서, 국제결혼이란 공통성을 가진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의 차이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유형에는 이 뿐만 아니라, 외국인 부부와 그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들도 있는 데, 이들은 ‘이민자 가족’으로 불리우며 , 흔히 사회에서 일컫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민자 가족’이 아닌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에 속한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외국인 부부의 경우, 공공기관이나 단체의 임원으로 국내 파견되어 온 사람들도 있는 데, 이들의 자녀들은 당연히 수업료를 비싸게 지불하고 외국인학교 등에 다니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신분으로 국내 들어온 이민자들은 그 자녀들을 의무 교육 기관인 공립 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고, 그 중 일부는 국내 거주 기간 만료 이후 재등록을 하지 않아 미등록 신분으로 본의 아닌 불법 체류자가 되어 자녀들 또한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방치해 두는, 사각지대에 놓여진 학생들도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도 우리가 직시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의 구성원 중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누리과정의 교육을 거치며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데, 어머니의 국적에 따라 자녀들의 교육 능력이 현저히 달라진다. 한국인 어머니와 서양 국적의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높은 교육열에 따라 학력 신장은 물론 기초 학력이 매우 탄탄하지만, 반면에 동남아시아 국적과 재외동포 출신의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어머니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 이해가 부족한 현실적 배경도 있겠지만, 어머니가 교육열보다 직업 전선과 한국 생활 적응에 더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녀들의 기초 학력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여기에 경제적 요인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데, 자녀들의 교육 환경은 경제적 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하여 거의 3년여 동안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이민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는 데, 2023년 봄부터 조금씩 이민자가 들어오기 시작하여 앞으로도 그 숫자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민자 가족 구성원 중 학령기 자녀들을 ‘중도입국 청소년’ 또는 ‘중도입국학생’으로 부르는 데, 이 학생들은 ▶첫째, 한국어가 전혀 불가하고, ▶둘째,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셋째,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전반적인 한국 생활 적응에 엄청난 혼란과 정체성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이러한 학령기의 ‘중도입국’ 자녀들의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당국에서는 고민을 하고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데,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 ‘초기적응지원 프로그램’, ‘다문화 이해 프로그램’ 등 다문화 학생 및 학부모 대상으로 자격을 갖춘 인적 자원을 투입하여 공교육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 해 교육적 책임과 의무에 노력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 효율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높은 만족도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는 데, 하루에 단 1~2시간 한국어 수업으로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며,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할 때, 획일적인 프로그램보다 탄력있는 운영이 필요하고, 언어별 문화별로 다른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근시키는 방법 또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육 범주 안에서 이들의 교육을 감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대안 교육 위탁 교육 기관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어머니 다문화 가정 등, 이 가정의 학령기 자녀들의 교육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당장 시급한 사안임에 틀림 없고, 향후 우리 사회의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그 대안을 찾아야 함이 마땅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각 지자체에서 구.군별로 한 곳씩 설치되어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문화 대안학교 역시, 다문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설치되어, 결국에는 구. 군별로 한 곳씩 설치되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부산 2030 세계 엑스포 유치를 표방하며, 그와 함께 품격있는 ‘다문화 교육도시, 부산’도 기대해 본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 前한국다문화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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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② 북한 밖의 북한, 다문화의 교차점
[교육연합신문=유재관 기자] 2018년 4월 27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판문점 선언'은 국내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교류 활동에 물꼬를 트게 되었고, 남북한 사이의 화합을 모색하는 이 같은 움직임이 교육계에도 조심스럽게 추진되었다. 교원단체와 각 시도교육청이 잇따라 남북 교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북한과의 접촉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교육부에서는 미래 통일 교육을 위한 밑그림으로 평화 통일 교육자문위원회를 구성해서 통일 교육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경기, 강원, 서울 교육감들은 평화 통일 교육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평화 통일 교육 공동선언문을 작성하여 발표하기도 했으며, 부산시교육청은 부산과 닮은 점이 많은 북한의 항구 도시 원산 지역과 교사와 학생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부산에서 ‘다 같이 독서토론 한마당’을 열어 남북 고등학생들이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기회를 얻으며, 원산에 부산 고등학교 축구부가 방문해 친선 축구대회를 열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추진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그보다 10여 년 전 2007년 11월 부산시교육청에서는 북한 학교 급식 기구 지원 캠페인을 추진하였다. 그해 여름 북한은 최악의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보게 되어 북한 학교에 급식 기구 지원을 위해 부산시 전 교직원을 비롯하여 유·초·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 모금한 2억 3,391만 원의 성금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 전달했고, 12월 초 교육청 방북단을 구성하여 평양 방문을 통해 전달한 구호 물품을 확인하며 상호 교류 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북한과의 교류 활동 및 지속적인 관계 유지는 정치적, 제도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제약을 안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2007년 인권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이 북한 수해 복구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었던 그 시점부터 사실, 우리는 미래 통일 교육의 초석을 다질 복안을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하고 장기적인 남북한 상호 교육 협력 방안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윤미향 국회의원이 일본 조총련 행사를 방문한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국민 사이에 찬반의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조총련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줄임말로, '조선총련' 또는 '총련'이라고 불리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총련'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조총련 단체는,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 즉 동포들 가운데 좌익 계열에 속하는 사람들이 설립한 단체로서, 조총련의 구성원들은 북한을 '공화국'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을 '남조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을 그들의 조국으로 여기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하여 긴밀한 관계에 있던 북한과 조총련이 다소 소강상태에 진입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고는 있지만, 조총련의 뿌리는 북한 공산주의 체제와 밀접한 유대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고, 38선 이북의 북한 학교와 북한 밖의 북한, 즉 일본에 자리 잡고있는 조총련 학교는 그 뿌리가 같음을 우리는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8년 일본 시마네 국립대학에 유학하던 시절, 우연히 기차 안에서 흰색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조총련 초등학교 학생과 마주 앉게 된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 독도와 영토 분쟁으로 유명한 시마네현 마츠에시는, 일본 신화의 탄생지로 유명하며, 바다를 끼고 철도가 놓여져 있어, 일본 국도 9호선을 타고 부근 지역을 가다 보면 빼어난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차창 밖을 쳐다본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어느 날 기차 안에서 맞은편 좌석에 앉은 조총련학교의 초등학생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편생활을 하던 중에 일본 문부성 초청 교원 연수생으로 선발돼 유학을 갔기에, 당연히 일본 현지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본인에게는 교육과 연관 지어 생각하게 되었고, 따라서 조총련 초등학생과 마주 앉은 순간, 본능적으로 초등학교 교과서를 확인하고 싶어, 마주 앉은 여학생들에게 인사말을 건네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교과서 몇 권을 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사칙 연산을 지도하는 수학 교과서에서 어린 학생들이 총을 들고 미군 병사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맞추는 그림을 제시하면서 쓰러진 미군 병사의 숫자와 아직도 총을 더 쏘아 죽여야 할 미군 병사의 숫자를 계산하는 내용과 사회 교과서에는 남한을 나타내는 지도에 불빛이 거의 없는 컴컴한 곳으로 표현한 것이며 교과서 곳곳에 김일성 사진과 전쟁에서 승리해 총칼을 앞으로 겨누며 깃발을 휘날리는 삽화 등은 실제로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정말 믿기 어려운 사실로 대한민국 교과서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교할 수 없는, 교과서가 아닌 잔인한 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조총련 학생들에게 본인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 같으냐고 물어보았더니, 고급 일식당이나 옷 가게에서 일을 하는 사람 같다는, 너무나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어 그 또한 놀라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조총련 학교에서는 모든 여선생님이 똑같은 옷을 입고 화장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신고 있는 핸드백과 구두를 쳐다보며 너무나 신기하다는 듯이 귓속말로 속닥거리며 뭐라고 말을 나누곤 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기차 안에서의 조총련 학생들과의 만남은 생전 처음 경험한 잊을 수 없는 북한 체제와의 교류였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늘날 지금은 북한 역시 교육 과정도 개편하여 조총련 학교의 교과서도 새로운 단장을 하였으리라 짐작은 하나, 북한 체제에서 가르치는 공산당 교육의 근본이념은 바뀌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일본에 자리 잡고 있는 조총련 학교 역시 38선 이북의 북한 학교와 그 뿌리가 다를 리 없으며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활발하게 물꼬를 트고 있는 남북 교류 활동의 연장선상에도 조총련이 있음을 인식할 때, 현재 국내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여러 교육적 교류 프로그램을 굳이 38선 이북의 북한 학교에만 국한 시킬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일본 조총련은 일본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국가와 그 속에 자리 잡고있는 북한 밖의 북한 체제라는 이원화로 접근할 수 있는 점에서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훨씬 효율적이고 다각적인 면으로 시각을 넓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미래 통일 교육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북한 밖의 북한인, 일본 조총련 학교와도 그 맥락을 같이 이어가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25년 전 기차 안에서 마주 앉은 초등학생들은 이제 어엿한 성인들이 되어 나름대로 현실을 직시하며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으리라. 판문점 선언이 계기가 되었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38선 이북 평양이나 함흥에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아니라 내일이라도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가서 그때 그 시절처럼 우연히 기차 안에서 조총련 학교 학생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리하여 또 그렇게 25년이 지난 오늘날, 그들의 교과서를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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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① 버려진 한국 입양아들과 한국 다문화 사회
[교육연합신문=유재관 기자] 몇 년 전 언론 보도자료에서 한국 입양아로 성공한 인물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한국 입양아 출신 34세 의사, 프랑스 정계에 화려한 데뷔”라는 큰 제목으로, 안경 속에 동양인 특유의 눈을 가진 젊은 남성의 사진이 크게 나와 있었다. 생후 3개월 만에 서울 어느 뒷골목에 버려져 파출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보육원으로 보내져 프랑스로 바로 입양되었다는 조아킴 손-포르제(한국명 손재덕)가 그 주인공이었다. 발견될 당시 입고 있던 옷에 4월 15일이라는 쪽지만 달랑 남겨져 있었던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34년 후 선진국 프랑스에서 자유와 평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과의 인연을 계기로 정계 진출까지 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한국인 입양아 출신의 여성 디지털 경제부 장관을 임명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꽃’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펠르랭 장관은, 한국인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자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되었는데, 출생 후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이 되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언론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입양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양부모 밑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고,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나의 이런 경험이 두 나라 관계 증진에 좋은 자산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위 두 사람처럼 성공한 한국 입양아뿐만 아니라 2017년 7월, 친부모를 찾고자 미국 시애틀에서 부산을 방문한 한국 입양아 애쉴리처럼, 오늘날 많은 한국 입양아가 세계 곳곳에서 각자 나름대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 해 7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한국 입양아를 위한 부산 안내 가이드 역할을 요청받아, 미국에서 도착한 애쉴리와 꼬박 하루를 보내면서, 새삼 대한민국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게 되었고, 평소 다문화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본인으로서는 과거 시대를 되돌아보며 미래 우리 사회를 그려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생후 1주일만에 보육원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애쉴리는, 입양된 자녀들로 구성된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간호학을 공부하던 중 한국 친부모를 찾고자 노력 끝에 한국 단체로부터 친엄마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드디어 2017년 7월 처음으로 태어난 나라,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됐다. 그 당시 애쉴리는 미국 시애틀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가 있는 대한민국 방문을 위해 미국에서 틈틈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역사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애쉴리와 함께 미국에서 한국으로 친부모를 만나고자 들어온 한국 입양아들은, 얼굴 생김새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언어와 옷차림 그리고 행동은 미국인 꼭 그대로였다. 프랑스 최초 한국 입양아 여성 장관인 펠르랭처럼, 애쉴리와 다른 한국 입양아들도 자신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며, 스스로가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라 여기며 살아 온 미국 국민이었다. 조아 킴 손-포르제, 펠르랭, 그리고 애쉴리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 입양아들이다.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버림받은 아이들이 꿋꿋하게 성장하여 성공이란 이름표를 달고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자신들을 버린 땅을 밟게 되면, 우리는 그들을 자랑스럽다는 표현으로 치장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곤 하지만, 과연 그들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조상이 같은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길까? 지난 2008년, 29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한국계 미국인 혼혈아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 또한 대한민국이 버린 아이 중의 한 명인데, 어릴 때 외모의 차이로 인하여 엄청난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하인스는 우리 사회의 왕따와 압박을 못 이겨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결국 우리 사회가 외면한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 들 앞에 고개 숙이며 숙연해질 때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난과 고난의 역경을 헤쳐 나와 산업 사회의 발달과 함께 아시아의 용으로 우뚝 발돋움한 대한민국이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어내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수반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불편한 진실을 인식하며 지금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글로벌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 옆으로 다가왔고, 지금은 외국인 거주 250만 명을 넘는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접어들어 인공지능(AI)이 실생활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5천 년 역사로 단일 민족을 거론하던 지난 시대는 차라리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길 수는 있지만, 세계가 한 지붕 아래 지구촌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는, 다양성을 수용하고 다 함께 공생하는 운명 공동체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 기관이나 학교에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고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한국 땅에 있는 인재뿐만 아니라, 그 옛날 우리가 버린 아이들 가운데,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여 대한민국의 인재로 양성한다면,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양심의 속죄도 더하여, 나아가 출생국과 성장국의 양대 국가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기에도 든든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세계 EXPO 2030 유치를 기원하는 지금 우리는, 한국인과 외국인, 그리고 세계인에 대하여 좀 더 글로벌적인 안목으로 수용과 이해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땅에서 혼혈아 스포츠 영웅 미국의 하인스 워드처럼 더 이상 외모와 언어의 다름으로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제2의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같은 다문화 지도자가 이 땅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함께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기본 의식으로 함양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글로벌 인재 꿈나무들이 ‘다문화’란 이름으로 송골송골 이마에 땀을 흘리며 힘찬 뿌리를 내리고 있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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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챗GPT 활용 AI 교육 대전환
[교육연합신문=편집국]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성형 AI로 세상을 바꾼다! 오픈AI(OpenAI)가 챗GPT를 출시하고 개발 소스를 공유한 이후, 수많은 생성형 AI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챗GPT가 일으킨 AI 혁명의 바람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과거에는 뛰어난 암기력과 이해력을 중시하여 지식 암기형 교육 과정을 설계했지만, 생성형 AI의 암기력과 이해력은 인간을 초월한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 주목받을 인재가 가진 핵심역량은 지금과 다를 것이다. 생성형 AI가 대두된 지금이 바로 공교육 목표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학습해야 할까? 저자 류태호 교수는 최고의 글로벌 교육 전문가로, 미국의 AI 교육 현황을 국내에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 이후의 교육과 미래 인재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교육계가 나아가야 할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을 알려준다. 저자는 인간이 AI에 휘둘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AI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막연했던 AI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물어보지 않고 ‘잘’ 묻는 사람이 AI 기술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AI 기술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생성형 AI 프로그램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 만연하게 퍼진 ‘AI 위기론’에 잠식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성형 AI는 인간이 주기적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보조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AI의 일상화는 이미 도착한 미래이며, 우리가 할 일은 AI 기술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챗GPT와 생성형 AI 기술이 정확히 무엇이고, 교육자와 학생이 챗GPT를 완벽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먼저 1~2장에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프로그램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관련성을 말한다. 3~4장에서 AI 기술 혁명을 계기로 ‘진정한 교육’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여러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챗GPT를 학교, 대학, 기업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과 그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교육자와 학생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 준다. 이 책을 읽는다면 챗GPT를 뛰어넘을 또 다른 AI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각자의 전략을 찾기 위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 중심의 낡은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맞춤형 교육의 출발선에 서다 199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5세 아이 1600명을 무작위로 선별해 창의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창의력이 천재 수준인 아이의 수가 무려 98%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아이들이 10살과 15살이 되었을 때 같은 창의력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각각 30%와 12%의 아이들만이 천재 수준에 달한다고 진단되었다. 아이들 대부분이 천재 수준의 창의력 갖고 태어나지만 교육 과정에서 이들의 창의력이 감소한다는 방증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21세기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들 고유의 특성을 강화하는 ‘역량중심교육’으로 전면적인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개별 학생들의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교육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 교육의 혁신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선 미래 인재의 필수 역량을 분석하는 것에서 멈춰선 안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새로운 교육 과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 책은 교육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대학교수,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전하는 미래 교육 전략 제안서이기도 하다. [책 속으로] 또한, 앞에서 살펴본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조 도구로 개발됐다. 따라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등장 때문에 우리의 일자리를 잃거나 학습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이런 도구들을 잘 활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p.22~23, 챗GPT란 대체 무엇일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교육의 본질에 관하여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학교에 가서 책상에 앉아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하는 모습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숙고해 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온라인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가듯 수업 시간에 맞춰 모든 반이 같은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은 지금까지 교육 시스템 속에 교사중심 지식전달 위주의 수업 방식이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가에 대해 깨닫게 해줬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시스템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게 된 온라인 교육이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 p.65~66, 코로나19와 교육의 변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인간과 경쟁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활용할 도구로 만들어졌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크게 의미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 p.80~81, 인공지능과 교육의 미래 역량중심 성적표는 기존 종이 성적표와 달리 수강 과목명, 성적, 학점 등의 정보들은 하나도 표기되지 않는다. 대신 개인 학생별로 학교에서 지정한 역량의 현황만 보여주게 된다. 또한 학생들이 각 역량을 얻기 위해 어떤 과제물을 제출했고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디지털 방식이 더해지면서 그에 대한 선생님의 피드백이 어땠는지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해 4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115~116, 역량중심교육의 정착을 위한 발자취 기존의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 진도를 고려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교사들은 평균점수 수준에 맞춰 수업해 왔다. 이런 공교육의 한계점 때문에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학습의 객체가 되어버리기 시작했다. 수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완전히 학습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기가 끝나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학교교육은 교육의 본질을 찾는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다. - p.141, 모든 아이들에게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시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성공적인 사례를 시작으로 웨스턴 거버너스 대학이나 아이비 테크 커뮤니티 칼리지, 발렌시아 칼리지, 브로워드 칼리지, 오스틴 커뮤니티 칼리지 등의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며 수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완전히 학습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 p.179~180, 수많은 데이터 속 교수와 학생의 길잡이가 된 챗GPT 미국 투자회사 중 하나인 이머전스 캐피탈(Emergence Capital)이 2018년에 발표한 세계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업 중에 무려 80%나 책상 없이(Deskless) 일하는 일자리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 및 직업교육을 계획하고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든 책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편하게 학습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직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대화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학습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친숙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204,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챗GPT ▣ 지은이 류태호 교육공학 전문가이자 미래교육학자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퍼듀대학교에서 교육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에서 교육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핵심역량 연구팀(MyCoreCompetency)을 이끌며 핵심역량 측정시스템 개발, 학생중심 교육 교육과정 설계,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학습분석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역량중심교육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국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페이스북에서 ‘류태호 교수의 교육정보미디어 트렌드’를 운영하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2017), 《성적 없는 성적표》(2018), 공저로는 《미래의 귀환》(2020), 《Online Learning: Common Misconceptions, Benefits and Challenges》(2017) 등이 있다. ▣ 펴낸곳 포르체